영국 빅클럽 맨유 85년 만의 대패 기록
英 언론 "박지성 결장이 맨시티전 대패"

영국 최고의 명문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웃 맨체스터 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씻을 수 없는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1-6의 스코어로 85년 만의 대패였다.

맨유는 23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11~2012시즌 9라운드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1-6로 대패를 당한 것. 맨유가 홈에서 맨시티에 6골을 내주고 진 것은 1926년 1월 패배(1-6) 이후 85년 만이다.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이어온 리그 19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고 올 시즌 첫 패배의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 4월 홈에서 첼시에게 1-2로 패한 이후 25경기 연속 무패 행진(리그 홈 19연승)을 마감한 맨유는 1위 맨시티와 승점5 차로 벌어지며 우승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퍼거슨은 맨시티전서 예상 밖의 전술을 내놓았다. 수비가 부실한 안데르송-루이스 나니-애슐리 영 등으로 허리진을 짰다.

그러나 안데르손은 함께 선발 출장한 대런 플래처와 전혀 호흡이 맞지 않았다. 공격에 가담해야 할 때와 협력 수비할 시점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맨시티의 다비드 실바는 안데르손 구멍을 적극 공략하며, 단숨에 맨유 전방까지 손쉽게 진출해 발로텔리와 아게로, 제코에게 적절한 볼 배급으로 연속골을 도왔다.

안데르손 포지션에 '강팀킬러' 박지성이 선발출장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지성은 '환상궁합' 플래처와 왕성한 활동량으로 실바의 활동반경을 제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23세 안데르손의 수비가 안되는 치명적인 약점은 몇 년이 지나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수비가 형편없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오래고, 공격 면에서도 시야가 좁은 데다 센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진 패스 사고능력이 창의적이거나 정확한 것도 아니고, 중원서 1차로 끊는 저지선 역할도 충실히 소화하지 못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안데르손이 맨유 레벨이 아니라며 혹평을 하기도 한다.

퍼거슨도 인정한 '폴 스콜스의 진정한 후계자' 톰 클레버리(22·영국)의 우상은 같은 포지션 선배 안데르손이 아닌 박지성이다. 동료들이 이구동성으로 "맨유에 가면 박지성을 롤 모델로 삼으라"고 조언할 정도다. 

클레버리가 부상 후유증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이, 맨유 중원은 최대 약점으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퍼거슨 감독은 여전히 박지성 공격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올 시즌 반드시 이겨야 될 경기에서는 어김없이 박지성을 배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하여 현지 언론도 퍼거슨 감독의 선택의 잘못을 지적하고 나섰다. 맨유가 맨시티에 대패를 당한 원인 중 하나로 박지성의 결장을 꼽았다.

25일(한국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은 "맨유는 빅경기에 필수적인 박지성을 결장시켰다"며 맨유가 맨시티에 1-6 패배를 당한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이 매체는 "박지성은 지난 시즌 아스날, 맨시티, 첼시 등의 빅클럽을 상대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빅경기에 한 차례도 선발출전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14일 아스날과 홈경기에서 헤딩 결승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골을 기록한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첼시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어 팀의 4강행을 이끈 바 있고, 2010-11 시즌 36라운드 첼시와의 경기서 선제골을 어시스트함으로 맨유의 19번째 우승을 확정짓기도 했다.

이처럼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온 게임메이커 박지성이 빅게임에 출장시켜야 한다는 게 현지언론과 팬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