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후 2시 경북 성주군청을 방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 비공개 주민 간담회를 연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성주 성산포대에 사드 배치 결정 사실을 발표한 이후, 성주 주민들과 실질적인 협의를 하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는 사드철회 투쟁위원회 간부를 중심으로 30명 안팎의 성주 주민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은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경청하는 하면서 성주의 사드배치 선정 과정을 설명, 주민들의 이해를 구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사드배치 평가표와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보안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주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할 방침이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입지 변경 가능성 발언 이후, 기존의 성산포대에서 성주 내 다른 곳으로 입지를 변경할 지도 주목된다.

그러나 주민 투쟁위 측은 "성주에서 사드철회 이외에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성주 내 다른 부지를 놓고도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김천시 농소면과 남면 주민들은 17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성주방문에 트랙터를 동원해 김천에서 성주로 가는 길목을 막기로 하면서 성주의 트랙터 총리 버스 감금 사건이 김천에서 재현될 조짐이다.

농소면과 남면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제3의 장소로 유력하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성주군 초전면 롯데 스카이힐 성주 CC 골프장과 인접해 있다.

16일 농소면 사무소에서 회의를 가진 김천시 농소면 이장 협의회는 17일 한민구 국방장관의 성주방문에 농소면과 초전면 경계 도로를 트랙터로 막기로 하고, 남면 이장 협의회에는 성주 CC 골프장으로 가는 길목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농소면은 사드 레이더 전자파 위험반경으로 알려진 5.5km 안에 노곡리(3km), 연명리(4.5km), 봉곡리(4.5km)가 남면은 월명리(1.5km), 부상리(4.5km), 송곡리(5km)가 포함돼 있으며, 이들 지역에는 주민 2천여 명이 살고 있다.

김천혁신도시(6km)도 위험반경에 있다며 현대엠코타운플래닛 입주자 들이 김천사드배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20일 촞불집회까지 계획하고 있다.

박태정 노곡리 이장은 “지금 김천주민들이 가만히 있으면 김천에 사드 배치를 환영한다는 뜻밖에 안된다”며“정부의 최종 확정 발표 후 행동을 하면 늦다. 내일 성주를 방문하는 한민구 국방 장관에게 김천 주민들의 뜻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처음 결정된 장소를 성주군민들의 반대가 심하니 김천 인근으로 옮긴다는 것은 김천시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라며“마냥 앉아 손 놓고 당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 법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선제 대응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