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JTBC '뉴스룸은' 24일 최 씨가 사무실을 비우면서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을 부탁하고 간 컴퓨터에서 44개의 박 대통령 연설문을 포함해 모두 200여 개의 파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 씨의 컴퓨터 속 파일에는 공식 행사 연설문은 물론 국무회의 발언, 대선 유세문, 당시 대선후보 TV토론 자료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최 씨가 해당 파일을 받아본 시간은 박 대통령이 실제 연설을 하기 전으로 확인됐다며 '통일대박론' 실천방안을 담은 2014년 3월 독일 드렌스덴 연설문과 2012년 12월31일 박 대통령의 당선 첫 신년사 모두 외부 공개 하루 전에 최 씨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또한 2013년 8월5일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진이 대거 교체되기 하루 전인 8월4일 작성된 '국무회의 말씀자료'도 컴퓨터에서 발견됐다.

최 씨가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연설문 중 일부 내용은 실제 연설에서 바뀌었으나, 최 씨가 수정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몇몇 파일의 문서정보를 보면 문건이 작성된 PC의 아이디가 '유연'으로 나오는데 이는 최 씨의 딸 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이다.

이밖에 지난 대선이 치러진 2012년 12월19일 오후 9시21분에 박 대통령의 당선 소감문도 최 씨에게 전달됐으며, 박 대통령은 2시간 뒤인 11시50분께 이 소감문 순서대로 당선 소감을 밝혔다고 JT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