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일 발표한 8·2부동산대책은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 관리’를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주택정책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집은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인 만큼 투기수요의 주택시장 진입을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 당시 도입됐다가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폐지된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지정,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 강화, 청약 관련 규제 등이 다시 부활했다.

박근혜정부가 장기간의 저금리 상황에 편승해 “빚내서 집 사라”는 식으로 주택시장을 경기부양 정책으로 활용했다면, 문재인 정부는 “실수요자가 아니면 집을 사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더 이상 주택시장을 경기 부양의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게 정부의 확고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대책의 핵심은 집값 과열지역에 유입된 다주택자를 통해 유입된 투기 수요를 세제 규제 등으로 억제하는 내용이다. 전국 40곳의 조정대상지역과 그 안에 포함된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의 1가구 2주택(조합원 입주권 포함)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등의 조치가 그것이다. 다주택자가 사실상 ‘잠재적 투기세력’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먼저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이 강화됐다. 다주택자는 무거운 양도세를 물지 않으려면 내년 3월 말까지 주택을 처분하든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팔지 않고 임대사업자 등록도 하지 않으면서 버틴다 해도 2019년부터는 연 2천만원 이하의 임대소득도 과세가 이뤄지는 등 빠져나갈 곳이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또 다주택자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주택을 추가로 매입하기도 어려워졌다. 투기지역에선 세대당 1건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현재는 2, 3주택자라도 양도차익에 따라 기본세율(6∼40%)을 적용하지만 앞으로는 2주택자는 집을 매도할 때 기본세율+10%포인트, 3주택자는 기본세율+20%포인트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3주택자가 3년 이상 된 주택을 양도차익 1억원에 처분한다고 치면 현재는 기본세율 35%에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이 적용돼 양도소득세가 1100만원이다. 하지만 내년 4월부터는 세율이 55%로 높아지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사라져 3800만원으로 뛴다.

따라서 다주택자가 세금폭탄을 피하려면 다시 소득세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주택을 양도하지 않거나 아니면 4월 이전에 1채만 남기고 다 팔아야 한다는 뜻이다.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도 까다로워진다. 3일 이후로는 1주택자라고 하더라도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양도하려면 2년 이상 실제로 그 집에 거주해야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된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에 거주요건이 되살아난 것은 6년여 만이다. 이밖에 조정대상지역 분양권을 전매할 때도 보유기간과 상관없이 내년 1월 1일부터 양도소득세율 50%가 적용된다. 현재 적용되는 세율(1년 이내 전매 50%, 1년 이상∼2년 미만 40%, 2년 이상 6∼40%)보다 최대 44%포인트 높은 것이다. 분양권 단기 전매 차익을 노린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이다.

최근 주택시장 불안은 그동안의 양도세, 주택담보대출, 청약제도 등에 있어서의 과도한 규제완화와 저금리, 대내외 경제 개선 등에 맞물리면서 다주택자 등의 투기수요가 늘어나면서 발생했다.

따라서 정부는 집값 급등지역에 대하여 단기적인 투기수요를 조기에 차단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형성을 위해 마련한 이번 종합대책은 과열 진정에 빠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