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8·27 전당대회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자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안 전 대표가 대선 패배 86일 만이고, 이른바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문에 대표직에서 사퇴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안 전 대표는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합니다." 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당 내부는 발칵 뒤집어 졌습니다.

동교동계 인사 20여 명은 대선 패배와 '제보 조작' 사건에 책임 있는 사람이 나설 명분이 없다며 집단 탈당 의사를 밝혔고, 주승용·황주홍 등 현역 의원 12명도 책임 정치 원칙에 맞지 않다고 결정 번복을 촉구했다.

당권 경쟁에 뛰어든 정동영·천정배 의원도 안 전 대표가 최악의 결정을 했다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한 인사들은 대선 패배의 장본인이자 증거조작 사건의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던 안 전 대표가 이처럼 조급하게 당 전면에 나서는 것은 당과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날 안 전 대표의 출마 소식이 알려지자 12명의 현역 의원은 즉각 출마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들 중 7명은 호남지역 의원이었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김경진 의원은 개인 성명을 통해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시기가 좋지 않고 명분·방향이 없다”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지역위원장들은 앞선 김철근 지역위원장 등의 안 전 대표 출마 촉구 기자회견에 서명한 지역위원장 수가 109명이라는 점을 놓고 “단순 의견 피력을 서명으로 둔갑시켜 진실을 호도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안 전 대표에게 서명을 전달했다는 지역위원장 109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서명 확보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특히 국민의당 고문단에 포진해 있는 동교동계(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 그룹) 인사들은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발, 집단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당분간 ‘안철수 책임론’을 놓고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