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일 전국 10개 자사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를 확정했다.

지난달 서울·부산교육청 평가에서 탈락한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양대부고·부산 해운대고 등 9개 학교와 올해 평가 대상이 아니었지만 자진해서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한 서울 경문고다.

올해 재지정평가에서 낙제한 11개교 중 전북 상산고를 제외한 10곳이 자사고 지위를 잃게 됐다. 스스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경문고, 전북 군산중앙고·남성고, 대구 경일여고를 포함하면 전국 42개 자사고 중 14곳(33%)이 일반고로 전환된다.

자사고는 시도교육감이 5년마다 평가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데, 교육부 장관이 동의해야 최종 확정된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부산교육청의 자사고 평가가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검토 결과 각 교육청의 평가 절차·내용에 위법사항이 없고, 평가 기준 설정도 교육감 권한 내에서 이뤄졌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평가를 빙자한 자사고 죽이기’라는 교육계 일각의 비판을 일축하고, 유일한 부동의권 행사로 논란 중인 상산고는 ‘절차상 위법’이 문제였음을 다시 한 번 못 박은 것이다.

이날 자사고 재지정 취소가 확정된 학교와 학부모들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초록은 동색(同色)'이라는 걸 보여줬다"면서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자사고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면, 다음 달 본격적으로 고교 입시에 나서야 할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1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자사고들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교 입시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탈락 자사고들도 관련 소송 1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다. 자사고 입학원서 접수 기간인 12월 초까지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으면 자사고 신분으로 신입생을 뽑게 된다. 입시업계는 지정취소가 결정됐거나 내년 재지정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자사고는 지원자가 감소하고, 서울 하나고 등 전국단위모집 자사고는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