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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논란의 이유
2011년 03월 27일 (일) 15:19:13 박지종 slow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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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의 논란이 거세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최고 가수들의 서바이벌'이라는 기획의도 때문에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첫 회가 방송되고 난 이후에는 가수들에 대한 찬사로 온갖 매체가 뒤덮였으며 가수의 노래를 제대로 들을 수 없는 편집에 대한 시정요구를 거세게 받게 되었다. 그리고 2회에서 ‘김건모’의 재도전 결정으로 상상을 초월한 비난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비난은 전격적인 PD교체와 한 달간의 재정비기간 이후에 다시 방영이 되는 것으로 어느정도 수그러 든 것으로 보인다.

어떤 프로그램은 몇 년이 지나도 얻기 힘든 관심을 단 2주 만에 이렇게 많은 얻을 것을 보면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다.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논란을 일으킨 프로그램 자체가 극히 드문데다가 그러면서도 동시에 시청자들이 계속 보고 싶어 하고 없어지길 원하지 않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도대체 왜 ‘나는 가수다’가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를 한번 파악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우선 ‘나는 가수다’가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은 첫 번째 이유는 시청자들이 마음으로 듣는 노래에 대한 갈망이 컸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HOT이후부터 꾸준히 아이돌 중심으로 구성되어져 왔다. MP3의 발달로 인해 점차 음반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강력한 팬덤을 지니고 있는 아이돌들이 음반 판매의 상위권을 차지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음반 제작사들은 좋은 가수들의 음악을 발매 하고 소개하는 것보다는 아이돌의 음반을 제작하려 더 애쓰게 되었다.

또한 아이돌들은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방송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게 되었다. 일단 아이돌이 출연하면 기본적인 이슈를 만들어 주면서 자연스레 방송홍보가 되었으며 시청률도 소폭 상승하고는 했다. 이런 추세는 점차 방송이 아이돌들 위주로 돌아가게 하였으며, 종국에는 2011년 새해 특집 방송의 거의 대부분이 아이돌로 채워지는 결과를 만들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아이돌들의 음악은 원더걸스의 텔미 열풍이래로 꾸준히 반복적인 리듬을 강조한 후크송들이 주가 되어왔다. 사람들은 중독성이 강한 노래를 즐겨 찾았고, 그러다보니 아이돌들의 음악 또한 비슷한 음악 일색으로 채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런 추세를 깨기 시작한 것이 바로 슈퍼스타K2 였다. 이 방송에 등장한 장재인과 김지수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바로 그 시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이전까지 아이들이 열광했던 음악과는 다르게 통기타를 들고 70~80년대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음악을 보여주었다.

자연스레 젊은이들과 어른들이 이들의 노래에 반응했고, 그때부터 사람들은 노래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어른들은 자신들이 반응 할 수 있는 노래가 나왔다는 사실에 열광한다.

이 흐름은 세시봉 콘서트로 극대화 되었다. 이야기가 있는 노래를 세대를 초월하여 음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힘인 감동을 불러일으키게 되었고, 사람들은 노래가 주는 감동에 완벽하게 젖어들게 된다.

즉, 이미 대중은 반복된 아이돌들의 음악에 실증을 느끼던 차였고, 마음으로 듣는 노래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가수들의 공연을 최대한 공연에 집중할 수 있는 무대를 꾸며서 들려 주겠다는 ‘나는 가수다’의 기획의도는 먹힐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이런 연유로 사람들은 방송이 되기 전부터 이 방송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기대를 보내게 되었고, 첫 방송의 훌륭한 공연은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바가 대중이 원하는 바에 정확하게 일치했다는 것을 증명하게 되었다. 즉, 대중은 ‘노래’가 듣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가수다’가 이슈가 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서바이벌에 있다. 만약 이 프로그램이 그냥 좋은 가수들을 불러다가 공연을 하는 것이었다면 이만큼의 관심은 받지 못했을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가수를 모아서 하는 서바이벌이라는 극적 장치는 가수들의 공연을 더욱 긴장감 있는 것으로 만들었고, 공연의 효과를 극대화 시켰다. 이것이 서바이벌이라는 것의 가장 큰 특징이다.

예전부터 좋은 가수들이 나와서 공연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꾸준히 있어왔다. ‘라라라’라던가 ‘수요예술무대’같은 프로그램이 그러했다. 물론 시간대는 밤 늦었지만 분명히 공연은 이뤄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들은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게 되었는데, 그것은 아마 단순히 공연만으로는 청취자의 귀를 사로잡을 수 없는 현대 대중문화의 특성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싶다.

이것은 기원은 저 멀리 컨츄리꼬꼬 때로 흘러간다. 탁재훈 신정환으로 이루어진 컨츄리꼬꼬가 처음 음반을 냈을 때, 그 음반의 반응은 전혀 없었고, 당연히 앨범 활동을 접을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리고 거의 마지막 방송으로 SBS의 간판 예능이었던 ‘좋은 친구들’에 나오게 되었는데, 이때 이들은 그들의 장기를 발휘하여 엄청난 웃음폭탄을 터트렸다.

그리고 결과는 이들 앨범의 대성공으로 이루어졌다. 이때 이후로 가수가 노래를 흥행시키기 위해서는 예능출연이 당연한 공식처럼 이루어졌다. 부활의 김태원씨 조차 예능을 하는 이유가 자기의 노래들을 죽이기 싫어서일 정도이다. 물론 나는 이 자리에서 이런 상황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제는 노래만 가지고 성공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졌다는 현실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좋은 노래는 많아졌다. 이제는 그 노래에 이야기가 추가 되어야 더 큰 감동이 밀려오게 된다. 예능에 삽입된 몇 년전 노래가 갑자기 챠트 상위권에 위치하는 이유를 우리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가수다’가 가지고 있는 서바이벌이라는 예능적인 습성이야 말로 이들 노래의 감동의 진폭을 크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대한민국 최고 가수들 끼리의 경쟁이니 그 진폭은 얼마나 더 크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에 더욱 큰 관심과 환호를 보내게 되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가수다’가 너무 큰 관심(엄밀히 말하자면 비난)을 받게 된 마지막 이유를 살펴보자.

‘나는 가수다’의 2회가 방송되자 인터넷에서는 비난 여론이 물밀듯이 일어났다. 마치 쓰나미를 보는 것처럼 비난 여론은 모든 주요 포털을 뒤덮었고, MBC 시청자 게시판은 폐쇄될 정도가 되었다. 이렇게 비난이 일어난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바로 ‘김건모’가 재도전을 했기 때문이다.

리얼버라이어티에서 조작 논란은 하루 이틀 있었던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리얼버라이어티의 즐거움이 상당부분 리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만약 그것이 조작으로 판명 됐을 때, 사람들은 자신이 속았거나 당했다고 느끼게 된다.

이것은 자신이 얻은 즐거움이 크면 클수록 더하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이 리얼버라이어티의 진화형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시 시청자들은 이 서바이벌이 진정한 리얼이기를 바란다. 그런데 ‘나는 가수다’는 시청자가 보는 앞에서 그 ‘리얼’을 포기했다. 물론 상황은 전부 ‘리얼’이었다. 그러나 시청자가 원한 것은 ‘리얼 서바이벌’이었던 것이다. 얻은 감동이 컸던 만큼, 배신감은 더욱 컸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대중은 지독하게 원칙적인 것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것은 당연한 것이다. 규칙이 있으면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이 당연한 원칙은 특히 연예계에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다. 이것을 비관용적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로는 당연한 것이며, 이런 엄격한 적용은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불러온 경향도 무시할 수 없다.

많은 시청자들이 대한민국이 굉장히 불평등하고 불평등한 사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김여진’씨의 발언 처럼 큰 잘못은 별일 없이 넘어가고 작은 잘못에는 너무나 엄격한 사회분위기상 일반 시민들은 항상 일정한 절망감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배경이 좋거나 재산이 많았거나 권력이 있었으면 그냥 넘어갈 일을 그런 것이 없었기 때문에 처벌받고 손해보는 경험을 많은 국민이 하고 있다. 벌받을 일을 하면 벌 받는게 당연한데, 일부 벌받고도 처벌받지 않는 이들 때문에 그 당연한 일을 억울해 하는 사람이 많아 지고 있던 것이다.

그런 사회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나는 가수다‘에 쏟아는 분노는 사뭇 이해가 된다. 만약 이 7명의 가수들 중에서 ’정엽‘이 탈락했고, 가장 막내인 정엽에게 재도전을 주고자 한거라면 이정도의 파장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오히려 아름다운 모습의 방송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재도전 기회를 받은 것은 7명의 가수들 중에서 가장 고참이고 가장 많은 것을 이룬 ’김건모‘였다. 게다가 이 공연 내내 ’김건모‘의 공연은 다른 이들이 하는 것만큼의 진중함 혹은 절박함이 없었다.

즉, 시청자들이 보기에 충분히 떨어질만 했던 가수가 떨어졌는데, 후배들이 나서서 선배를 위해 룰을 바꿔주려는 모습을 보이니 이것은 권력자의 부활임과 동시에 불공평한 실제모습의 투영이 되어 버린 것이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불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이런 3가지 이유들은 ‘나는 가수다’를 근래에 보기 힘든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버렸으며, 많은 이들의 비난가 염려를 동시에 받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 프로그램 하나에 대한민국의 사회적 분위기, 국민들의 욕구가 다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가수다’의 새 출발이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이미 상징성을 갖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약간의 문제만 생겨도 더욱 큰 비난을 받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따라서 제작진은 시청자가 무엇에 민감한지 왜 이렇게 많은 논란을 받게 되었는지를 잘 분석하고 더욱 조심스럽게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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