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방송캡처

 34년간 일요일 KBS 전국노래자랑을 진행을 맡아오던 ‘현역 최고령 MC’ 송해씨(향년 95세·본명 송복희)가 8일 별세했다.

 경찰과 의료계에 따르면 송해는 이날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최근 송해씨는 ‘전국노래자랑’ 하차를 고민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였다고 한다. 또한 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송해씨의 삶을 이야기할 땐  ‘전국노래자랑’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1988년 5월부터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해오며 대표 최장수 MC로 자리매김했다. 이 기록은 전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고 인정받아 지난달 영국 기네스북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 부문에 공식 등재됐다.

이뿐 아니다. 그는 전국 농ㆍ어촌 지역을 돌아다니며 활기와 흥을 불어넣었다. 전국노래자랑 화면엔 수많은 관람객들이 땡볕에도 종이선캡을 쓰고 그의 입담과 노래를 즐기는 장면이 줄곧 나왔다. 마치 화답하듯이 그는 팔도 곳곳의 온갖 농특산물을 먹음직스럽게 맛보면서 또 하나의 볼거리를 선사했다.

황해도 재령 출신의 실향민인 그는 일본ㆍ미국ㆍ중국 등 국외는 물론 북녘땅도 밟았다. 2003년 8월에 광복절 특집으로 평양 모란봉 공원 야외무대에서 북한 진행자 전성희와 공동 사회를 본 역사는 가요계에서 유일하다.

“죽을 때까지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고 싶다”던 그는 90세가 넘어서도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2018년 세상을 떠난 부인 석옥이씨의 고향인 대구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에는 ‘송해공원’이 있고,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는 ‘송해길’이 있을 정도다. 지난해에는 그의 일생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 1927’이 개봉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