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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춘추사, 가키야 미우 신작 소설 ‘시어머니 유품정리’ 출간
어떤 삶이 좋은 삶일까를 떠올리게 하는 이별과 죽음에 대한 따뜻한 위로
2023년 01월 06일 (금) 07:36:38 박남근 기자 nku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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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예출판사가 출간한 도서 ‘시어머니 유품정리’

문예출판사가 70세 사망법안, 가결의 저자 가키야 미우의 신작 장편 소설 ‘시어머니 유품정리’를 출간했다.

독특한 상상력과 사회를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과 메시지, 특유의 위트와 재치 있는 전개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 가키야 미우는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결혼,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현대 사회 문제 중 여성 문제를 주요 소재로 다뤄 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고 있다.

소설 시어머니 유품정리는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서 홀로 살던 시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시어머니 유품 정리를 시작한 며느리 모토코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모토코는 유품 정리 업체의 비싼 비용 때문이기도 했지만, 스무 평 남짓의 집이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집안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방대한 양의 유품들에 아연실색하며 절망하고 만다. 남편의 초등학교 교과서, 시아버지의 40년 치 월급 명세서 다발, 50권이 넘는 앨범과 유통기한 6년이 넘은 식용유는 차라리 처분하기 쉬운 편이다. 방마다 딸린 벽장과 옷장에는 옷가지들이 넘치고, 주방의 식료품을 비롯해 생필품과 전자제품 등 집기들이 온 집안을 점령하고 있다. 하루하루 짐들을 꺼내고, 분리하고, 폐기물 스티커를 구매해 물건들을 버리며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은 날로 깊어지고, 더불어 남편과의 갈등까지 빚게 된다.

모토코는 기대도 하지 않았던 아파트 이웃의 도움을 받게 되고, 그들에게 시어머니와 얽힌 일화들을 듣게 되면서 불신과 원망, 미움의 마음을 조금씩 풀어간다. 잘 알지 못했던 시어머니의 진짜 모습을 천천히 보게 되면서 며느리 모토코와 남편의 생활도 조금씩 변해간다.

한 사람을 판단하는 방법이 평소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라고 한다면, 한 사람의 삶을 규정짓는 방법은 그 사람이 죽은 후 남겨진 물건, 즉 유품이다. 유품 정리는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을 이어주는 과정이다. 작가는 고독하고 단절된 현대 사회 속 인간관계의 복원과 화해에 메시지를 도서 속에 깊숙이 담아낸다.

도서에서 모토코는 계속해서 자신의 친어머니를 떠올린다. 시어머니와는 달리, 친어머니는 죽음 전 모든 것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세상을 떠났기에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이 더욱 깊어진 것이다. 유품 정리가 끝나갈 때 쯤 남동생 부부가 전달해준 친어머니의 일기장과 유품들 사이에 있던 시어머니의 일기장을 마주한 모토코는 두 개의 일기장을 통해 ‘두 어머니’의 진솔한 삶의 면모를 마주하게 된다. 복잡하고도 미묘하면서, 그리움이 묻어나는 관계를. 이렇듯 인간은 상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소설은 시어머니의 유품을 힘겹게 정리하는 며느리라는 일명 고부 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소재를 차용해 오늘날의 인간 세태에 대해 성찰한다. 단지 고독하고,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세상이 됐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닌 먼저 손을 내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2022년을 마무리하며, 그리고 새해를 맞아 내 주변을 돌아보고 나와 가장 가까운 이들을 돌아볼 수 있는 선물 같은 소설, 가키야 미우의 시어머니 유품정리는 읽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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