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 60일째를 맞은 현재 살처분, 매몰 가축이 272만 마리를 넘어섰다. 정부는 지금까지의 구제역 피해로 인한 살처분 및 매몰 현황이 소, 돼지, 염소, 사슴을 합쳐 총 272만3811마리에 달한다고 26일 밝혔다.

전국 구제역 발생지역의 가축 살처분, 매몰 규모는 가축별로 소 14만4249마리, 돼지 257만3319마리, 염소 4003마리, 사슴 2240마리다.

정부는 살처분과 백신 접종을 병행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지난해 12월 25일부터 구제역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해 항체가 형성되는 백신 접종 14일 이후에는 지역별로 항체가 생긴 가축이 늘면 구제역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 예방접종을 한 축산농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의 신뢰를 잃고 있다. 모든 소와 돼지 등에 대한 백신접종 후 2주가 경과 되어야 항체가 형성되고, 여기에 15%는 항체가 형성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2주가 경과했음에도 항체가 형성되지 않을 경우 구제역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게 된다.

실제, 지난 22일 확진판정을 받은 청원군 오창읍의 한 젖소 농장에서는 예방접종 후 항체 형성 기간인 2주에 근접한 상황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7일 경북 구제역방역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도내에서 기르는 한우와 육우, 젖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구제역 예방접종 후 죽거나 유ㆍ사산한 소는 301마리에 이른다.

백신접종 후 2주가 지나면 항체가 형성돼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던 축산·양돈농가들이 발을 동동 구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실효성 논란을 일으킨 방역 매뉴얼에 대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매뉴얼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매뉴얼 자체에는 잘못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경렬기자